[UCL] 황희찬, 판다이크에 이어 쿨리발리까지… 세계적 수비수들 '연속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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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1.06. 오전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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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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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황희찬은 전반전 만에 나폴리 포백 전원 상대로 한 번 이상 돌파에 성공했다. 리버풀의 피르힐 판다이크에 이어 나폴리의 칼리두 쿨리발리까지 세계적인 수비수 상대로 통한다는 걸 계속 증명하고 있다.

6일(한국시간) 이탈리아의 나폴리에 위치한 산파올로에서 '2019/2020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E조 4차전을 가진 나폴리와 레드불잘츠부르크가 1-1 무승부를 거뒀다. 나폴리는 2승 2무로 조 2위, 잘츠부르크는 1승 1무 2패로 조 3위다.

황희찬은 잘츠부르크의 선발 공격수로서 에를링 홀란드와 투톱을 이뤘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황희찬이 얻은 페널티킥을 전반 11분 홀란드가 처리해 한때 잘츠부르크가 앞서갔으나 전반 43분 이르빙 로사노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페널티킥 장면은 황희찬 특유의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살린 돌파에서 나왔다. 골킥이 중앙선까지 전달된 뒤 곧바로 황희찬을 향하는 롱패스로 이어졌다. 수비 배후로 침투한 황희찬은 쿨리발리를 등지고 공을 받은 뒤 작은 페인팅 동작을 넣고 돌아서며 거리를 벌렸다. 이어 킥인지 드리블인지 알기 힘든 큰 동작으로 방향을 꺾으며 치고 나갔다. 이때 쿨리발리가 모험적인 슬라이딩 태클을 시도했고, 황희찬이 더 빨랐다. 황희찬이 먼저 공을 치고 나가면서 쿨리발리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따냈다.

쿨리발리의 예상을 넘어선 황희찬의 운동능력, 그리고 과감함의 승리였다. 이 장면 외에도 황희찬과 쿨리발리는 계속 부딪쳤다. 황희찬이 중앙선으로 내려가 헤딩을 할 때도 쿨리발리가 따라와 경합할 정도였다. 나폴리는 기본적으로 지역방어를 했지만 종종 맨투맨으로 보일 정도로 황희찬과 쿨리발리가 자주 부딪쳤다. UCL 4경기 연속골을 넣은 홀란드에게는 니콜라 막시모비치가 주로 붙었다. 황희찬은 그 밖에도 쿨리발리를 맞혀 코너킥을 얻어내는 등 여러 번 경합에서 이득을 봤다.

쿨리발리는 이탈리아세리에A를 넘어 세계 최고 센터백으로 거론되기 시작한 선수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리버풀, 나폴리 등 명문 구단이 앞다퉈 쿨리발리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희찬은 이미 세계최고로 공인 받은 판다이크를 지난 2차전 맞대결 당시 뚫고 골을 넣은 바 있다. 이번엔 쿨리발리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이끌어내며 세계적인 센터백에게 통하는 돌파력을 확인시켰다.

황희찬이 쿨리발리 상대로 패배한 건 오히려 수비에 가담할 때였다. 쿨리발리는 빌드업 능력으로도 정평이 난 센터백이다. 황희찬은 쿨리발리의 빌드업을 견제할 의무도 있었다. 그러나 나폴리가 방향을 재빨리 바꿔 빌드업을 시작할 때 황희찬은 비효율적인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폴리의 동점골도 황희찬과 홀란드가 한 명에게 동시에 압박하는 실수를 저지른 틈에 쿨리발리가 시작한 빌드업에서 시작됐다.

황희찬은 전반 45분 만에 나폴리 수비수 4명 상대로 모두 드리블에 성공했다. 전반 33분 왼쪽 측면으로 이동해 볼 키핑 후 빠져나가는 순간 막시모비치의 무리한 태클에서 반칙을 이끌어냈다. 전반 39분에는 나폴리 레프트백 마리우 후이가 가슴 트래핑한 공을 황희찬이 가로챈 뒤 로렌초 인시녜와 쿨리발리 사이에서 볼 키핑에 성공하는 장면도 나왔다. 전반 44분에는 황희찬이 순간 가속만으로 나폴리 라이트백 조반니 디로렌초를 돌파한 뒤 슛을 날렸다.

전반 31분에는 황희찬의 힘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장면도 나왔다. 황희찬이 동료들의 공격 상황에서 최대한 제자리에 서 있으려는 모습을 보였으나 후이의 동선을 방해했다는 판정으로 반칙을 저질렀다. 그런데 황희찬의 등 뒤에서 달려든 후이가 오히려 나뒹굴고, 황희찬은 벽처럼 그 자리에 서서 꿈쩍도 하지 않았다.

황희찬은 이날 궂은 일 담당도 했다. 잘츠부르크는 최전방으로 전달하는 공중볼을 하나도 따내지 못해 공격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데 공중볼을 받으려 시도한 횟수가 194cm 홀란드는 2회에 불과했고, 177cm 황희찬이 8회나 됐다. 이런 세부 기록은 홀란드의 득점행진이 황희찬의 조력 덕분이라는 점을 확인시켜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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