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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각급 연령별 대표팀 주요 훈련 모음 ‘우리의 무기는 바로 이 훈련!’

2020-05-11 13:43:55 402

좋은 성적은 노력 없이 나오지 않는다. 치열한 훈련의 결과물이다. 감독의 훈련 일지에는 이 모든 게 담겼다. ONSIDE가 훈련 일지를 통해 베테랑 감독들의 훈련 노하우를 전한다. 5월호에는 2019년을 뜨겁게 달궜던 각급 연령별 대표팀의 주요 훈련을 돌아본다.



1. 정정용호의 ‘카운터어택’ (* 2019년 3월 스페인 전지훈련)

정정용 감독(현 서울이랜드FC 감독)이 지난해 이끌었던 남자 U-20 대표팀은 폴란드에서 열린 2019 FIFA U-20 월드컵(5월 24일~6월 16일)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남자축구가 FIFA 주관대회에서 기록한 최고의 성적이다.

 

월드컵 전 2년 간 팀을 착실히 다져놓은 정정용 감독은 월드컵이 열리는 2019년이 되자 본격적으로 조별리그 상대 맞춤 훈련을 시작했다. 여러 훈련들이 있었지만 핵심은 카운터어택이었다. 당시 한국은 포르투갈,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르헨티나와 한 조에 속했다. 모두 만만치 않은 팀들이었다.

 

정정용 감독은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전력이 위에 있는 팀들과 무조건 맞부딪히는 건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선수비 후역습이었다.
 

“상대를 우리 진영으로 끌고 온 뒤 상대 측면과 뒷공간을 노리는 훈련을 진행했다. 특히 우리 지역 내 정해진 공간 안에서 카운터어택을 시작하는 훈련을 했는데, 가장 좋은 건 우리 지역에서 상대의 볼을 탈취한 후 전방까지 단번에 치고 올라가는 것이지만 쉽지 않다. 카운터어택 과정 중에 볼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위 선수들의 서포트를 이용한 빠른 연계플레이가 필요하다. 마무리까지 포함해 카운터어택의 전 과정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 정정용 감독, ONSIDE 2019년 5월호 중

 

정정용 감독이 집중적으로 다졌던 카운터어택은 강한 상대와의 경기에서 흐름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해 필요한 무기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 팀의 수비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상대의 실수를 이끌어내는데도 효과적이다.

 

“우크라이나, 프랑스와의 친선 두 경기뿐만 아니라 그동안 여러 차례 강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드러난 것처럼 우리는 상대의 볼을 뺏고 난 다음 이 볼을 소유하지 못하고 바로 뺏겨 역습 당했을 때 실점 확률이 높았다.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 반드시 보완해야 할 부분이다.” - 정정용 감독, ONSIDE 2019년 5월호 중

 

실제로 정정용호는 월드컵 여러 경기에서 빠르고 날카로운 카운터어택으로 효과를 봤다.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를 비롯해 중요한 승부처에서 역습으로 상대를 흔드는 데 성공하며 월드컵 준우승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2. 김정수호의 ‘수비 강화’ (* 2019년 9월 영국 전지훈련)

 

2019년 김정수 감독이 이끌었던 남자 U-17 대표팀은 브라질에서 열린 2019 FIFA U-17 월드컵(10월 26일~11월 17일)에서 8강 진출을 달성했다. 이는 1987년, 2009년 이후 한국이 기록한 역대 세 번째 U-17 월드컵 8강 진출이다. 스타가 없다는 우려 속에서도 팀으로 똘똘 뭉쳐 이뤄낸 값진 결과다.

 

김정수호는 월드컵을 앞두고 우선 선수들의 체력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하루 수차례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힘을 키웠다. 다음엔 전술이었다.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수비 강화였다.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있을 경우 수비가 튼튼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이번 전지훈련에서 수비 강화 훈련을 주로 진행했다. 이 훈련의 특징은 수비를 미드필드 지역으로 내려서서 진행했다는 것이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버텨보라고 했다. 이후 상대 볼 차단에 성공했을 경우 빠르게 카운터어택을 해 득점까지 완성하도록 지시했다. 측면 압박도 강조했다.” - 김정수 감독, ONSIDE 2019년 10월호 중

 

김정수호는 원래 내려서 방어하는데 집중하는 안정적인 스타일을 추구하지 않는다. 팀 내 빠르고 기동력 있는 선수들이 많아 상대와 맞부딪히는 게 더 잘 맞는다. 그럼에도 수비 강화 훈련을 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월드컵에서는 여러 가지 옵션을 가지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우리 팀은 내려서서 플레이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색깔도 그렇고, 선수 구성상 내려서게 되면 별로 도움될 건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아마추어 선수들이기에 다양한 옵션을 가져가면 좋지 않겠는가? 한 가지 전술만 가지고 월드컵에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이와 같은 훈련을 진행했다. 포백이든 스리백이든 지역만 제대로 설정하면 상대가 전방 압박에 나설 때 우리는 버티면서 카운터어택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수비훈련은 다른 훈련보다 인내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김정수 감독, ONSIDE 2019년 10월호 중

 

김정수 감독의 생각은 실전에서 적중했다. 월드컵 당시 한 명이 퇴장 당해 수적 열세에 놓였던 조별리그 아이티전에서 끈끈한 수비로 끝까지 버티며 승리를 챙겼고, 16강 진출이 걸린 조별리그 칠레전에서도 후반 상대의 공세를 이겨내며 2-1 승리를 지켜냈다. ‘아프리카의 복병’ 앙골라와의 경기에서도 1-0으로 앞선 후반 상대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음에도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8강행을 확정했다.


 

3. 허정재호의 ‘개인 돌파’ (* 2019년 10월 AFC U-19 여자챔피언십)

 

2019년 허정재 감독의 여자 U-19 대표팀은 태국 촌부리에서 열린 2019 AFC U-19 여자챔피언십에 출전해 최종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을 포함해 총 8개 팀이 참가한 이 대회는 최종 1위부터 3위까지 2020년에 열릴 예정인 FIFA U-20 여자월드컵 진출권을 얻는다. 한국의 U-20 여자월드컵행은 4년 만이다.

 

U-19 여자챔피언십을 앞두고 허정재 감독은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준비했다. 과감한 돌파와 도전적인 수비다. 같은 연령대에서 강팀에 속하는 북한, 일본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소극적인 플레이를 피해야 한다. 허 감독이 선수들에게 개인 돌파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유다.
 

“핵심은 도전적인 플레이다. 공격력 향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도전적인 플레이가 중요하다. 결과를 내야 하는 대회에서는 돌파를 두려워하면 안 된다. 적절한 방향 전환과 속도 변화로 상대의 타이밍을 뺏는데 집중해야 한다. 언제 슈팅을 할 것인지 빠른 판단을 내리는 것도 필요하다. 상대 문전에 들어갔을 때 수비 한 명을 제치지 못하면 슈팅까지 연결이 되지 않는다. 돌파가 되지 않으면 이런 대회에서는 결코 좋은 결과를 낼 수 없다. 월드컵에 가도 마찬가지다.” - 허정재 감독, ONSIDE 2019년 12월호 중

 

허정재호의 ‘개인 돌파’ 훈련은 스피드와 빠른 슈팅 연결에 방점이 찍혀있다. 그림처럼 40x30(m)의 그리드를 설정한 뒤 양쪽 선수들이 번갈아 투입돼 1대1 돌파, 2대1 돌파, 3대2 돌파, 4대3 돌파 등을 수행한다. 상대의 압박 수비가 있는 상태에서 슈팅을 때리게 되니 더 효과적이었다.

 

“현지로 출국하기 전 파주 NFC에서 이런 훈련을 많이 진행했다. 팀의 주축 공격수인 강지우나 조미진의 경우 이런 개인 돌파 훈련에 더해 슈팅 연습도 같이 하면서 공격력 향상에 많은 공을 들였다. 저돌적으로 돌파해 슈팅까지 연결한 뒤 골을 만드는 과정은 내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요구했던 것이다. 핵심은 마무리다. 아무리 좋은 장면을 만들어도 공격수가 돌파해 마무리하지 않으면 좋은 장면을 만들지 못한다는 걸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 허정재 감독, ONSIDE 2019년 12월호 중

 

끊임없는 훈련으로 자신감을 장착한 허정재호의 공격수들은 실제 대회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이며 팀의 월드컵 티켓 획득에 기여했다. 가장 중요했던 중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는 강지우가 전반 1분 만에 조미진이 찔러준 침투패스를 받아 상대 문전에서 볼 컨트롤한 뒤 슈팅해 골로 만들었고, 추효주도 호주와의 3/4위전에서 돌파에 의한 득점을 기록하며 9-1 대승에 기여했다.


* 이 글은 KFA 기술리포트&매거진 ONSIDE 5월호 'COACHING NOTE' 코너에 실린 기사입니다.

ONSIDE 5월호 보기(클릭) 
 

글=안기희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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