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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8인제를 경험한 선수, 지도자, 학부모의 목소리는?

2019-02-16 22:49:06 3,712



대한축구협회(KFA)는 올해부터 초등리그를 비롯한 모든 초등부 전국대회에 8인제를 도입한다. 8인제를 통해 선수 개인 기량 및 판단력을 향상시켜 더 밝은 미래를 가진 선수로 도약하게끔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다. 

 

지난 14일과 15일, 금석배 전국 초등학생 축구대회가 열린 군산 수송구장을 직접 찾아 올해 첫 8인제 공식대회를 치른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선수들은 경기장 규격과 인원수가 달라진 8인제를 경험하며 이전과는 다른 축구의 재미를 느끼고 있었다. 지도자와 학부모들의 반응도 살펴봤다.



 

가장 큰 변화는 ‘빠른 템포, 더 많은 공격 기회’

 

8인제를 통해 선수들이 느낀 가장 큰 변화는 ‘공수 전환이 빨라졌다’는 것이다. 경기 TEAM6 김찬경 군은 “8인제를 통해 공수전환이 빨라진 것이 느껴진다. 이를 통해 슈팅으로 이어진 경우도 많고 더 적극적인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미 해외 유소년 축구팀과 8인제 경기를 많이 치러본 전북현대 U-12 선수들은 8인제가 기술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미드필더 유태현 군은 “선수들의 숫자가 적어지면서 볼 소유 횟수가 많아지고, 개인기와 같은 개인적인 능력을 더 많이 보여줄 수 있다. 팀 플레이도 간결해졌다”며 만족해했다. 전북 U-12 팀은 이미 8인제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 팀과 매년 교류전을 통해 8인제에 적응해왔다.

 

이밖에도 선수들은 “패스를 자주 함으로써 골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공간이 넓어지면서 개인기를 많이 할 수 있게 됐다” “스스로 생각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을 8인제로 인해  달라진 점으로 꼽았다.

 

KFA는 8인제를 실시하면서 ‘코칭타임’ 규정도 새로 만들었다. 이는 선수들이 경기 중 스스로 판단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정해진 코칭타임에만 선수들에게 지도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 지도자들은 경기 도중에는 “잘했어” “파이팅” “힘내”와 같은 칭찬과 격려의 말은 언제든 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소리치는 건 다름 아닌 같은 팀 선수들이었다. 공격을 할 땐 패스를 유도하고, 상대가 역습할 땐 수비라인 정비를 독촉했다. 경기장은 그 어느 때보다 선수들의 목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전북 U-12 공격수 최승윤 군은 “코칭타임 규정 때문에 스스로 생각하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다. 오늘도 스스로 생각한 타이밍에 슈팅을 했는데 골로 연결됐다” 며 뿌듯해했다.



 

학부모, 지도자들의 우려가 희망으로!

 

사실 8인제 도입으로 가장 큰 걱정은 지도자의 몫이었다. 이전까지 경기 도중 쉴 새 없이 주문을 하던 지도자들은 코칭타임 규정 때문에 경기 중에는 할 일이 줄었다. 경기 중 지도자들은 탄식을 내뱉고, 하려던 말을 채 삼키며 답답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생각하는 플레이를 펼치자 지도자들도 조금은 근심을 덜 수 있었다.

 

평택 JS 축구클럽 임상진 감독은 “개인기량이 많이 향상된 것이 느껴진다”며 “기존 11인제는 킥 위주의 게임이었지만 8인제를 통해 볼 소유가 많아지고, 1대1 상황이나 찬스가 많아지면서 찬스를 마무리하거나 슈팅으로 연결시키는 능력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만족한 웃음을 내보였다.

 

8인제를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시선도 긍정적이다. 군산 구암초 주장 정다민 선수의 아버지는 “인원수가 적어 개인 기량이 많이 향상된 것 같다. 11인제에 비해 공 다루는 능력이 더 요구되기 때문에 경기가 다이나믹하고 흥미진진해졌다” 며 경기를 지켜보는 내내 한껏 흥분된 표정을 내비쳤다.

 

평택 JS 축구클럽 이기현 선수의 아버지는 “아이들의 창의적인 축구를 통해 실력을 향상시키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앞으로도 8인제를 통해 아이들이 더 창의적인 축구를 할 수 있게 돼 유소년 축구가 발전했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일산아리 U-12 양현우 선수의 아버지 또한 “앞으로 8인제를 잘 정착시키면 좋겠다. 코칭타임 규정도 창의적인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 같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8인제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면 아이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8인제 경기를 지켜보는 학부모들은 11인제와 비교해 달라진 규정과 경기 양상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초등학교 6학년 선수들이 8인제를 하다가 중학교에 진학하면 11인제를 해야 하는데 자칫 선수들이 혼란을 겪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이에 현장을 찾은 홍명보 KFA 전무이사는 “앞으로 중학교 저학년 경기에 9인제를 도입하거나 10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을 대상으로 2인제, 4인제 등 다양한 방식의 스몰 사이드 게임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소년 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한 대회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결과’가 아닌, 개개인의 능력향상이 중점이 되는 ‘과정’이다. 홍 전무와 더불어 금석배 현장을 방문한 미하엘 뮐러 KFA 기술 발전위원장은 “모든 사람이 다르듯이 지도자들의 지도 방식도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지도자들이 어린 선수들에게 접근하는 방법”이라며 “지도자로서 성공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윽박지르거나 소리치면 안 된다. 어린 선수들로부터 동기부여를 이끌어낼 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산 = 김민주 KFA 인턴기자

사진 =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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