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희(울산현대,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기희(울산현대, 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우승 고비만 되면 경기력이 떨어지는 울산현대의 고질병이 또 나왔다. 한 경기 만에 회복하기란 쉽지 않지만, 우승 가능성을 살리려면 필수다.

울산은 25일 홈에서 전북현대에 0-1로 패배했다. 경기 전 승점은 같았다. 이날 승리했다면 우승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고, 무승부만 거둬도 조금이나마 유리했다. 그러나 울산은 김기희의 수비 실수로 바로우에게 선제결승골을 내줬다.

역전 가능성은 희박하나마 남아있다. 11월 1일 최종전에서 울산이 광주FC를 꺾고, 동시에 전북이 대구FC에 패배하면 울산이 우승할 수 있다. K리그는 승점이 동률일 경우 다득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정한다. 울산이 51득점으로 전북(44)을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에 승점 동률을 만들면 우승 가능하다.

이미 지난해에 벌어졌던 드라마다. 울산은 작년 최종전에서 포항스틸러스와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할 수 있었다. 전반전은 1-1로 마쳤다. 후반에만 3골을 내주며 무너졌고, 극적으로 2위에 떨어졌다. 작년에 전북이 해냇던 역전 우승을 올해는 울산이 못 하란 법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산술적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려면 정신력 회복이 필수다. 울산은 파이널라운드 들어 1승 1무 2패에 그쳤다. 특히 최근 라이벌과 가진 2경기에서 포항스틸러스에 0-4로 대패하고 전북전까지 패배하며 1위를 놓쳤다. 시즌 내내 잘 하다가 승부처에서 무너지는 울산의 단점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울산 선수들은 전북전에서 제대로 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K리그 관계자들은 울산 선수들의 컨디션에 대해 “투입된 선수들의 몸 상태는 대체로 괜찮다. 문제는 마음가짐이다. 큰 부담에 시달리고 있어서 최전방에서는 결정력이 발휘되지 않고, 수비에서는 실수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울산 선수단은 K리그 최강이다. 울산은 이달 초 열린 국가대표팀 소집 당시 9명을 A대표팀에만 보내며 최다 대표를 배출했다.

27일 발표된 개인상 후보를 봐도 울산 선수들의 기량과 이번 시즌 활약상이 증명된다. 울산은 MVP 후보(주니오), 영플레이어상 후보(원두재), 감독상 후보(김도훈)를 모두 배출한 3개 구단 중 하나다. 또한 베스트11 후보에 총 8명이 지명됐는데, 포항과 함께 K리그1 최다 배출이다. 우승 경쟁 중인 전북(7)보다 한 명 많았다. 울산 선수는 조현우 골키퍼부터 수비수 3명, 미드필더 3명, 공격수 1명 등 광범위하게 후보 명단을 차지했다. 모든 포지션에 다 후보가 있는 팀은 울산과 포항뿐이다. 그 중 수비수 조현우와 공격수 주니오 등은 수상을 확정한 것이나 다름없는 활약을 펼쳐 왔다.

자력우승은 불가능해졌지만, 일단 실력발휘는 하고 나서 하늘의 뜻이 따르길 기다려야 한다. 마지막 경기에서 원래 실력조차 발휘하지 못한 작년 사례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다.

울산은 K리그 최종전 이후 FA컵 결승전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까지 치러야 한다. 설령 우승에 실패하더라도, K리그 최종전에서 사기를 회복한다면 이후 두 개 컵대회에서 더 강한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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