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조효종 수습기자= 진부하지만 ‘졌지만 잘 싸웠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승부였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중국과 2-2 무승부를 거뒀다. 1차전에서 1-2로 패해 합산 스코어 3-4로 뒤진 한국은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은 중국은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이번 플레이오프 이전까지 중국과의 역대 전적은 37전 4승 6무 27패로 일방적인 열세를 기록하고 있었다. 특히 올림픽 예선에서는 1무 3패를 거두며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팀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중국(15위)이 한국(18위)보다 세 계단 위다.

한국은 ‘강팀’ 중국을 맞이해 홈에서 열린 1차전 전반 32분 장신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한 후 7분 만에 동점골을 넣었다. ‘에이스’ 지소연(첼시위민)의 환상적인 패스를 강채림(인천현대제철)이 멋진 슈팅으로 마무리 지었다. 분위기를 이어 후반에는 경기를 주도했으나 단 한 번의 실수로 왕슈앙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내줬고, 아쉽게 1-2로 패했다.

1차전 패배로 2차전 원정 경기는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진행됐다.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최소 두 골 이상을 넣고 승리해야 했다. 득점이 절실한 한국은 초반부터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몰아붙였고, 전반에만 강채림의 골과 상대 자책골로 필요한 두 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후반 24분 양만에게 한차례 공중볼을 내준 것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체력적 한계 속에서도 경기를 연장 승부까지 끌고 갔으나 연장 전반 왕슈앙에게 골을 허용하며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게 됐다.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잘 싸웠기 때문에 아쉬운 승부였다. 1차전에서는 뒤늦은 합류와 컨디션 난조로 조소현(토트넘홋스퍼위민), 이금민(브라이턴앤드호브앨비언위민) 등 해외파가 선발에서 빠졌고, 주장 김혜리(인천현대제철)마저 부상으로 제외됐음에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2차전은 코로나19 방역지침에 아랑곳 않고 큰 소리로 ‘짜요’를 외치는 중국 관중들 앞에서 경기를 거의 잡을 뻔했다. 이른 득점을 위해 전반부터 많은 활동량을 보인 선수들은 연장 후반까지 투혼을 발휘했다. 연장 전반 중국에 실점을 내준 이후 중국 선수들은 사소한 충돌에도 경기장에 쓰러졌지만, 한국 선수들은 경련이 있는 상태에서도 곧바로 일어나 공격에 가담했다.

한국 여자축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 세 차례 진출한 것에 비해 올림픽 본선과는 연이 없었다. 아시아 지역에 올림픽 출전권 2장이 주어지는데 중국, 일본, 호주, 북한에 밀려 한 번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일본이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획득하면서 기회를 잡게 됐으나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안타까운 패배를 당하며 다시 한번 올림픽 진출이 무산됐다.

콜린 벨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팀을 상대로 팽팽한 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지라고 주문했다. “중국 같은 강팀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선수들에게도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오늘 경기를 통해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가능성을 발견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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