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다이어(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에릭 다이어(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허인회 기자= 주제 무리뉴 토트넘홋스퍼 감독이 기존보다 더 수비적인 전술을 준비했는데도 저조한 수비력은 그대로였다.

1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의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에서 토트넘과 에버턴이 2-2로 비겼다. 순위 변동 없이 토트넘은 7위를 유지했다. 에버턴은 8위다.

토트넘은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이번 시즌 무리뉴 감독은 주로 4-2-3-1을 사용했는데 최근 수비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전술에 변화를 줬다. 수비 시 파이브백으로 전환할 수 있는 스리백이었다. 토비 알더베이럴트, 조 로든, 에릭 다이어가 맡았다. 좌우 윙백은 세르히오 레길론과 세르주 오리에였다. 중원에는 수비력이 좋은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무사 시소코를 배치했다.

대신 손흥민과 해리 케인에게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기존 전술에서 두 선수가 수비에 가담하는 비중이 매우 컸는데 이번 경기에선 확연하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히트맵 상에서도 두 선수 모두 공격 진영에서 움직인 색깔이 더 짙게 나타났다.

무리뉴 감독의 기대와 달리 토트넘은 전반 내내 위험에 자주 노출됐다. 전반 27분 케인이 상대 실수를 틈타 선제골을 넣었는데 4분 만에 페널티킥을 내주고 실점했다. 레길론이 페널티박스에서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무리하게 밀어 넘어뜨린 게 화근이었다. 이후 에버턴의 소나기 슈팅에 고전했다. 위고 요리스의 선방이 없었다면 금방 역전골까지 허용할 만한 처참한 경기력이었다. 에버턴이 전반전에 슈팅 10개를 기록한 반면 토트넘은 3개에 머물렀다.

후반전은 토트넘의 공격력이 그나마 살아났다. 후반 6분 만에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통해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문전에서 때린 공을 조던 픽포드가 막아내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이후 에버턴이 다시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후반 15분 히샤를리송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넘어온 롱킥을 받아 골망을 흔들었는데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토트넘은 위기를 넘기자마자 또 다시 저조한 수비력을 보여주며 1분 만에 역전골을 내줬다. 이번에는 에버턴의 골이 인정됐다. 셰이머스 콜먼이 경기장 오른쪽에서 낮게 올린 크로스를 시구르드손이 쇄도해 밀어 넣었다. 토트넘 수비진이 시구르드손의 움직임을 완전히 놓친 장면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실점과 동시에 기존에 준비했던 극단적 수비 전술을 포기했다. 탕귀 은돔벨레와 레길론을 빼고 에릭 라멜리와 루카스 모우라를 투입했다. 공격적인 카드를 사용한 게 효과를 봤다. 후반 23분 라멜라가 올린 크로스를 에버턴 수비진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틈을 타 케인이 멀티골을 뽑아냈다.

토트넘은 후반 막판 다이어의 패스미스로 하마터면 결승골을 내줄 뻔했다. 공격 진행 과정에서 기본적인 패스를 실수하며 하메스에게 빼앗겼다. 곧바로 조슈아 킹이 문전에서 공을 이어받아 시도한 슈팅을 요리스가 가까스로 슈퍼세이브했다.

토트넘은 에버턴의 ‘주포’ 도미닉 칼버트르윈이 빠졌는데도 슈팅을 18개나 허용했다. 수비적인 전술을 꺼내든 것이 무색할 정도의 기록이다. 빌드업이 자주 끊기는 등 수비진의 실수가 너무 많았다. 이번 시즌 내내 불안한 수비가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막판 반등을 위해선 집중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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