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김학범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 대한축구협회

[풋볼리스트=파주] 이종현 기자= 김학범 올림픽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눈물만 보이지 않았지 거의 읍소 수준으로 문재인 정부, 파울루 벤투 A대표팀 감독에게 부탁을 이어갔다.

김학범 감독은 28일 오후 파주축구트레이닝센터에서 2020년 도코올림픽 준비에 대한 기자간담회에 나섰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최종 명단 발표 전까지 이런 자리가 마련될 것 같지 않으니 허심탄회하게 다 물어보시라”라며 간담회 취지를 설명했다. 올림픽 로드맵, 와일드카드, 최종 명단, 백신 접종 등에 대한 질의가 오갔지만 김 감독의 부탁과 요청이 간담회의 대다수 시간을 차지했다.

B조에 속한 한국은 7월 22일부터 뉴질랜드, 루마니아, 온두라스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김 감독은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대회가 약 3개월 밖에 남지 않아 명확한 계획대로 움직여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모든 문제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탓이다. 김 감독은 “1년 3개월 동안 완전체로 훈련하지 못했다”라는 말로 체계적인 준비는커녕 기본적인 소집도 갖지 못했다고 하소연했다. 올림픽 대표로 성장한 선수들이 A대표팀에 콜업되면서 선수 수급 어려움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A대표팀에서 부르면 (올림픽에도 겹치는 선수를) 늘 보내줬다. 월드컵 2차 예선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세계대회인 올림픽을 앞두고 있어서 A대표팀에 통큰 양보를 부탁드린다.”, “A대표 팀 선발된 인원 중 24세 이하 선수가 대체불가라면 어쩔 수 없으나, 후보명단에 있을 선수를 우리 팀에 보내준다면 완전체로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수 소집만큼 ‘합’을 제대로 맞출 수 있는 시간이 절대적이다. 김 감독은 그 기간을 6월 A매치로 봤다. 실질적으로 대회 전 선수를 소집할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기도 하다. “정부 도움도 많이 받아야 한다. 자가격리 문제가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올림픽 선수단에 지원을 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거로 안다. 6월에 (해외 팀과) 연습경기를 못하면 7월에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제대로 준비 못 하면 올림픽에서 결과가 뻔하지 않을까.”

김 감독은 나름의 해법을 제시했다. “특정 지역에서 특정 장소로만 통제돼 움직이는 거라면 (친선전이) 가능할 거라고 본다. 예를 들어 최근 여자 올림픽 중국팀이 국내에 와서 경기했다. 우리도 3월 A매치 때 (일본에서) 한일전을 치렀다. 전례가 있으니 평가전을 치를 수 있지 않을까. 정부에 건의를 드리고 싶다.” 지난 3월 한국 A대표팀은 일본에서 A매치를 치렀고, 8일 경기도 고양에서 여자 올림픽 대표팀이 중국과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렀다. 선수단 동선이 철저하게 관리한 덕분에 확진자 없이 안전하게 경기를 치렀다. 정부의 승인 하에 파주NFC에서 보통보다 짧은 7일간 코호트 격리를 했다.

김 감독은 이날 손흥민(토트넘홋스퍼)의 와일드카드 명단 포함 등의 깜짝 발언은 했지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협조를 부탁한다”였다. 6월 소집 기간 중 A대표팀에서 선수 차출에 비협조적이거나 정부에서 친선전이 추진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자가격리 완화 방안을 들어주지 않으면 준비 과정이 뒤틀리기 때문이다. 

"올림픽 16개 팀 중 아시아권 빼고 우리보다 개인 기량이 낮은 팀은 없다. 일본은 온도와 습도가 높아서 체력 준비를 잘 해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훈련도 안 되고 팀도 안 만들어졌다면 어렵다.", “그래서 6월 훈련이 중요하다. 선수 선발하고 훈련하고 와일드카드까지 뽑는 과정이 이어진다. 우린 팀으로 승부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준비를 잘해야 한다. 준비 과정이 중요하다. 정부, A대표팀에도 간절하게 부탁드린다.”
 
‘김학범호’는 백신 접종 이슈로 평소보다 빠른 4월 중순 대한체육회에 연령이 상관없는 와일드카드 후보 11명을 포함한 50명의 명단을 제출했다. 6월 A매치 기간 중 26명의 선수를 선발해 훈련하고 30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최종 명단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도쿄올림픽에는 엔트리 18명에 비상상황을 대비한 4명의 선수까지 총 22명이 현지로 간다. 출국 예정일은 7월 16일이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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