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발렌시아). 게티이미지코리아
이강인(발렌시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경기력은 좋지 않은데 승리를 따낸다. 발렌시아의 투박한 경기 스타일이 정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발렌시아는 30일(한국시간)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에 위치한 레알레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 스페인 라리가 4라운드에서 레알소시에다드를 1-0으로 이겼다.

시즌 2승째다. 4라운드를 가장 먼저 치른 발렌시아는 승점 7점으로 잠깐이나마 선두로 올라섰다. 성적만 보면 주축 선수의 이적 공백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만족하긴 어렵다. 사실상 득점으로 연결된 한 장면의 완성도가 높았던 덕분이었다. 후반 30분 바스가 크게 방향을 전환한 패스를 호세 가야가 왼쪽 측면에서 받은 뒤 중앙으로 크로스했다. 막시 고메스가 넘어지면서도 정확히 마무리했다.

경기 내용에선 소시에다드에 압도당했다. 점유율은 34.6%에 불과했다. 패스 성공률은 71%로 정확도가 크게 떨어졌다. 소시에다드가 434개 패스를 성공할 동안, 발렌시아는 단 195개 패스만 성공했다. 원래도 세밀성이 떨어지는 빌드업은 소시에다드의 강력한 압박 때문에 더욱 힘겨웠다.

중원의 약세는 곧 경기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곧 공격 기회 자체가 줄었다. 유효 슈팅이 5번이나 되긴 했지만 이강인과 바스가 기록한 유효 슛은 중거리 슛이었다.

하비 가르시아 감독의 고민은 계속 바뀌는 중원 구성에서도 읽을 수 있다. 제프리 콘도그비아가 꾸준히 중원을 지키고 있지만 파트너는 계속 바뀐다. 비센테 에스케르도가 1,2라운드에 선발 출전했지만, 3라운드엔 우로시 라치치가 나섰다. 이번 경기에선 그동안 오른쪽 수비수로 출전했던 다니엘 바스가 중원에 나섰다.

발렌시아의 경기 콘셉트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이강인의 공격적 재능을 살리려는 포석은 아직 효과적이지 않다. 2차례 슈팅을 기록했고, 패스 성공률은 86%로 높았지만 횟수 자체가 적었다. 자신의 장기인 공격 전개 능력을 보여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후방 빌드업부터 고전하다보니 이강인이 공을 잡을 기회가 적었다.

터치 수를 보면 고전한 것이 읽힌다. 이강인은 70분을 뛰면서 29번을 터치했다. 소시에다드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 다비드 실바는 67분을 뛰며 65번 공을 만졌다. 팀 전체적으로도 소시에다드가 터치 701회, 발렌시아는 447회로 크게 차이가 났다. 단순히 이강인의 패스를 받기 위한 위치 선정의 문제로 설명할 순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선이 굵은 공격을 확실히 펼치는 것도 아니다. 가르시아 감독은 3라운드 우에스카전에서 마누 바예호를 최전방에 기용하면서 선이 굵은 역습 전술을 구상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잘 먹히지 않았다.

여전히 가르시아 감독은 해답을 찾고 있는 듯하다. 매 경기 바뀌는 라인업에서 실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꾸준한 성적을 내려면 경기 내용부터 회복해야 한다. 과정 없는 결과는 없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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