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동국(전북현대).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북현대가 K리그1 우승 직전까지 갔고, 그 다음날 이동국이 은퇴를 발표했다. 이동국은 전북 선두질주의 최대 원동력으로 꼽혀 온 ‘위닝 멘털리티’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동국은 2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선언했다. 이동국은 K리그에서 228골을 넣어 역사상 최다득점을 기록했고, 통산 도움도 77개로 2위에 올라 있는 ‘전설’이다. 필드플레이어 최고령 출장 기록(만 41세), 최고령 득점기록(만 41세), 최고령 도움기록(만 40세) 등을 모두 세운 뒤 은퇴를 선언했다.

이동국은 전북의 전성기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김상식(현 전북 코치)와 함께 전북으로 이적했고, 그 즉시 22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최강희 당시 감독(현 상하이선화)과 더불어 전북의 ‘창업 공신’이다. K리그 중위권 구단이었던 전북을 ‘절대 1강’으로 올려놓았다.

최 감독은 전북을 이끌던 시절 매 시즌 우승 경쟁을 하는 원동력을 “분위기”라고 말하곤 했다. “봉동(전북 클럽하우스 소재지)에는 늘 우승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이동국 아저씨 같은 사람들이 그 분위기를 만들고 유지해간다. 일단 분위기를 만든 뒤 나는 하는 일이 없다. 분위기 따라 선수들이 알아서 한다”라는 것이다.

전북 선수들은 클럽하우스 근처 카페에 삼삼오오 모여서 휴식을 취할 때도 ‘우린 다음 경기에서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등의 말을 곧잘 주고받는다. 시즌 도중에는 흔들려도 막판이 되면 1위로 올라설 거라는 믿음이 강하다. 최 감독이 떠난 뒤에도 김 코치와 선수 이동국이 중심이 돼 봉동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2년 연속으로 우승 경쟁팀인 울산현대와 마지막 차이를 가르는 요인이다. 작년에는 최종 라운드에서 전북이 역전 우승했다. 올해는 마지막에서 두 번째 경기였던 25일 맞대결에서 전북이 울산을 꺾으며 승점차를 3점으로 벌렸다. 최종전에서 전북이 무승부 이상을 거두면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이동국이 그 분위기의 중심이다. 이동국은 컵대회 결승전과는 인연이 없는 편이지만, 대신 정규리그에서는 맹활약한다. 이동국의 득점은 순도가 높다. K리그 최다골뿐 아니라 최다 결승골 기록도 갖고 있다. 통산 65골로 전체 득점의 약 28.5%다. 이동국은 후배 최철순과 나란히 전북 소속으로만 7회 우승을 차지, 단일 구단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살아있는 우승의 상징이다.

우승을 위해 가장 필요한 역할이 무엇인지도 재빠르게 파악한다. 이동국은 K리그 팀의 가장 최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이었던 2016년 대회 당시 ‘슈퍼 서브’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후반전에 투입돼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으로 패스와 슛을 병행해가며 경기 흐름을 바꾸곤 했다. 지난 시즌 말과 이번 시즌 초에는 확실한 골잡이가 없는 팀 사정상 선발 공격수로 여러 번 뛰며 기대에 부응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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