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유현태 기자= 주제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의 이탈이 너무나 아쉬울 것이다. 공격에서 중요한 톱니바퀴가 하나 빠진 셈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27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1로 비겼다. 승리를 다 잡은 듯햇지만 경기 종료 직전 VAR 끝에 에릭 다이어의 핸드볼이 선언돼 페널티킥을 내줬다.

잃어버린 승점 2점보다 더 아픈 것은 손흥민의 부상이다. 시즌 개막 뒤 2주 동안 5경기에 나선 손흥민은 햄스트링을 다쳤다. 당분간 출전이 어렵다. 그동안 5골과 2도움을 올리며 가장 매서운 활약을 한 손흥민은 약 한 달 정도 이탈이 예상된다.

토트넘과 무리뉴 감독은 유난히 손흥민의 공백이 안타까울 것이다. 손흥민은 최근 해리 케인과 물오른 호흡을 보여주고 있었다. 

케인은 토트넘이 자랑하는 최고의 골잡이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291경기에 나서 191골을 기록했다. 최전방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특기다.

이번 시즌 들어 조금 다른 면모도 보여줬다. 케인은 단순히 최전방에 머무르기보다 활동폭을 측면과 후방까지 넓혔다. 케인이 수비를 끌고 움직여 공간을 만들면 동료들이 침투했다. 케인은 이 공간에 패스를 연결했다. 자신이 미끼가 되어 동료들을 살렸다. 프리미어리그 3경기에서 키패스를 8개 기록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사우샘프턴전에서도 손흥민과 케인은 그렇게 4골을 합작했다. 케인이 중앙과 측면, 후방을 오가면서 공을 받아 전진패스를 했고, 손흥민은 케인 주변에서 움직이면서 4번이나 골망을 흔들었다. 뉴캐슬전에서도 비슷한 장면은 있었다. 전반 27분 케인이 공을 받고 후방으로 내려오면서 수비를 끌고 움직였고, 손흥민이 케인이 있던 공간으로 침투했다. 케인은 곧장 공간으로 절묘한 패스를 넣었다. 손흥민이 시도한 크로스가 차단돼 득점까지 연결은 되지 않았지만 두 선수의 움직임은 빛났다.

루카스 모우라의 득점을 도운 것도 케인이었다. 케인은 전반 25분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왔다.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돌파한 뒤 반대편으로 크로스를 깔아줬다. 반대편에서 들어온 모우라가 마무리했다.

주제 무리뉴 감독이 부임한 뒤 토트넘은 밀집 수비를 펼치는 팀에 자주 고전했다. 크리스티안 에릭센은 인터밀란으로 떠났고, 델레 알리는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꾸준히 팀에 창의성을 부여하진 못했다. 측면에서 단순한 크로스에 의존하는 때가 많았고, 세르쥬 오리에와 벤 데이비스의 경기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공격력이 뚝 떨어지곤 했다.

그래서 케인이 득점 이외에도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 집중 견제 대상인 케인을 활용해 팀 전체에 공간을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프더볼'에서 움직임이 좋은 손흥민은 케인과 가장 잘 어울리는 파트너였다. 주력과 슈팅 능력이 뛰어난 손흥민은 자연스레 줄어드는 케인의 득점을 채워줄 수도 있었다. 케인이 손흥민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미끼'가 되는 것이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5골로 팀 내 득점 선두, 케인이 5개 도움으로 팀 내 도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동시에 케인 본인에게도 득이 될 수 있다. 손흥민의 득점이 늘어날수록 수비진의 견제를 덜 수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이탈에도 공격 2선에 배치될 선수는 많다. 루카스 모우라, 스티븐 베르흐베인, 에리크 라멜라가 모두 손흥민의 자리에서 뛸 수 있다. 하지만 전술적으론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언급된 대체 선수들은 손흥민과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다. 모두 공을 발 아래 받아두고 직접 공을 다루며 전진하길 즐긴다. 그 자체로 장점이 있지만 공격 속도를 높이기에 좋은 방식은 아니다.

무리뉴 감독은 "손흥민이 부상이다. 상당 기간 결장이 예상된다"고 짧게 코멘트했다. 그렇지 않아도 빡빡한 일정에 손흥민 이탈로 고민만 깊어지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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