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조효종 수습기자= ‘차세대 에이스’ 강채림(인천현대제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2연전이었다.

13일(한국시간) 중국 쑤저우에 위치한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한국과 중국이 2-2 무승부를 거뒀다. 1차전을 1-2로 패한 한국은 2차전 연장 승부 끝에 합산 스코어에서 3-4로 뒤져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안타까운 한 골 차 패배로 도쿄행은 무산됐지만 강채림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2경기였다. 강채림은 한국의 고양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오른쪽 공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가짜 9번’ 역할을 맡은 지소연(첼시위민)의 앞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적극적으로 상대 빈 공간을 노렸다.

전반 12분 장슬기(인천현대제철)의 패스를 받아 지소연에게 전달해 첫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39분에는 지소연이 상대 공격을 차단하자 빠른 속도로 내달렸고, 스루패스를 이어받아 멋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15분에는 문전으로 쇄도해 심서연(세종스포츠토토)의 크로스를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중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도 했다.

1차전에서 패배한 한국은 2차전 역전을 위해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최소 2골 이상 넣어야 했다. 강채림은 공격과 수비 양쪽에 기여해야 하는 오른쪽 윙백에 배치됐다. 연장 후반 교체되기 전까지 약 105분간 부지런히 최전방과 최후방을 오가며 팀에 필요한 2골을 만들어냈다.

전반 31분 조소현(토트넘홋스퍼위민)이 올린 크로스가 바닥에 닿기 전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전반 45분에는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펭쉬멍 골키퍼가 걷어낸 공을 따내 문전으로 강하게 보냈다. 공격과 수비가 뒤엉킨 상황에서 중국 수비수 리멩웬 발에 맞은 공이 골대로 들어갔다.

2연전 동안 한국의 3골에 모두 관여한 강채림은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본인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1차전 득점 장면은 빠른 발과 침투 능력이 돋보였고, 2차전 선제골 장면은 위치 선정 능력이 빛났다. 윙백을 맡으면서 스피드를 활용한 수비 가담 능력도 보여줬다. 이미 2020 WK리그에서 팀 내 최다 득점(9골)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는 선수였는데 이번 2경기를 통해 국제무대 경쟁력까지 검증받게 됐다.

강채림(23세)의 발견은 큰 수확이다. 현재 대표팀은 조소현(33세), 지소연, 이민아(이상 30세), 장슬기, 이금민(이상 27세) 등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선수들이 공격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올림픽을 넘어 장기적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황금세대’라 불린 30대 베테랑 선수들의 뒤를 이을 선수의 등장이 필요한 시기였다. 강채림이 이번 2연전에서 보여준 활약을 앞으로도 이어 나갈 수 있다면 올림픽 탈락의 아쉬움을 달랠 한 줄기 위안이 될 전망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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